IR 덱과 피치 덱이 같다고요? IR 발표 전 꼭 생각해야 하는 3가지 

IR(Investor Relations)이란 직역하면 ‘투자자 관계’로 주주 서한 작성, 주주총회 개최, 주요 경영현황 공유, 데모데이 참여 등 투자자와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한 발표나 미팅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R의 주요 활동 중 IR 발표(데모 데이)는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대표적인 활동인데요. 비즈니스캔버스도 스타트업들을 위해 지난해 네 번의 closed IR 행사, ‘비캔위캔 IR table’을 진행했습니다.

‘비캔위캔 IR table’을 기획한 한국 사업 총괄 강록님과 함께 IR 발표를 앞둔 대표가 꼭 생각해봐야하는 3가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참고로 강록님은 여러 스타트업에 비즈니스 코치와 엔젤투자자(개인투자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2023년 10월 ~ 12월 중 총 4회 진행
  • 총 24개 스타트업 참여
  • 17개 투자사(VC, AC)에서 30여 명의 심사역 참석
  • 참여 스타트업 중 65% 이상이 심사역과 1on1 후속 미팅 수립

강록: 저는 매월 평균 50곳 이상의 스타트업분들을 만나 경영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이 중 투자 유치 준비를 위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늘 투자 유치 기회를 얻는 것부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특히 투자 유치 경험이 없는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라면, 회사와 제품의 가능성을 잘 살펴봐 줄 수 있는 투자사, 심사역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세 가지 방법으로 IR 기회를 얻습니다.

  1. 공개적인 데모 데이, IR을 위한 발표 행사 참여
  2. 다른 스타트업 대표 혹은 투자자의 추천
  3. 투자사에 직접 투자 요청(IR 자료 전송 혹은 홈페이지 업로드)

그런데 투자 이력이 없는 창업자는 좋은 서비스 혹은 제품이 있어도 2, 3번의 방법으로 심사역을 만나기가 쉽지 않죠.

그리고 어렵게 잡은 발표 기회에서도, 대부분의 데모 데이 혹은 IR 행사는 시간과 공간, 공개할 수 있는 정보 수준, 참여자의 제약이 있다보니 딱딱한 분위기에서 짧은 시간 안에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데요. 그렇다 보니 데모 데이 자체를 유의미한 투자 유치 기회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듣고 ‘비즈니스캔버스가 해결 방법을 만들어볼 순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좀 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발표하고 심사역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비캔위캔 IR table>을 기획했어요. <비캔위캔 IR table>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제가 최소 1번 이상 만나본 기업이라 심사역분들 입장에서도 좀 더 가능성 있는 투자처, 필터링을 거친 곳이라는 신뢰를 줄 수 있었구요.

1. 투자는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에요.

강록: 투자는 그 자체가 사업 목적이 아니라 사업 과정이에요. 저는 <비캔위캔 IR table>을 통해서 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투자를 받는 건 매우 중요한 성과고 의미있는 일인데요. 다만 투자 유치는 그 자체가 ‘사업 결과’가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은 것인데 자꾸 얼마 투자받았다라는 걸 마치 사업의 성과인 것처럼 인식하고 회자되는 현실은 CEO로서 매우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비캔위캔 IR table>에 참여한 기업들에게, 투자 유치의 목적은 결국 투자받은 자금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고, 투자자에게는 배당 수익 혹은 지분 매각(엑싯) 차익의 기회로 돌려줘야 하는 의무를 더 짊어진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비즈니스캔버스 오강록


비즈니스캔버스가 제공하는 SaaS인 파운더스는 경영 성과 지표, 즉 기업의 목표 달성을 예측하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솔루션인데요. <비캔위캔 IR table> 참여사들과 함께 파운더스를 사용해 기업의 매출 구조와 비용을 예측하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만들면서 ‘투자는 이를 실현해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세일즈테크 분야 SaaS인 리캐치를 이용해서는 세일즈 파이프라인 상에서의 각 단계 별 전환율과 매출 극대화 목표를 세웠죠.

즉,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비캔위캔 IR table>과 비즈니스캔버스의 미션과 제품들은 직접 이어져 있습니다.

비즈니스캔버스 오강록 총괄

2. IR 덱, 피치 덱, 사업계획안, 회사 소개서, 서비스 소개서는 각기 다른 자료입니다.

강록: IR에서의 피치 덱(Pitch Deck)에 들어갈 내용을 정하려면, 먼저 IR 덱(IR Deck), 피치 덱(Pitch Deck), 사업계획안, 회사 소개서, 서비스 소개서 각각의 목적과 차이를 분명히 구분해야합니다. 스타트업이 IR 발표에서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피치 덱을 회사 소개서나 서비스 소개서처럼 작성하는 것입니다

혹은 피치 덱과 IR 덱을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에요.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목적으로 위 자료들을 사용해야 하는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IR 덱, 피치 덱, 사업계획안, 회사 소개서, 서비스 소개서는 모두 별도로 작성해야 함을 쉽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2-1. 투자 심사용 IR 덱(IR Deck)

  • 보는 사람: 투자사 심사역 등 투자 검토자
  • IR 덱으로 확인하고 싶은 내용: “이 회사에 투자하면 수 년 후, 지분 매각 차익(투자 수익)을 00% 이상 얻을 수 있는 있을까?”

먼저 IR 덱은 투자자 입장에서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시장 규모, 사업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사업계획안과 다른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우리 회사가 투자 수익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IR 덱은 서비스의 특장점을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성장성, 시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이 시리즈 A 단계까지도 도달하지 못하고 사라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AC, VC는 왜 시드 단계에서 기업 당 몇 억 원을 투자할까요? 여러가지 목적이 있지만 근간에는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지분 매각을 통한 수익을 얻을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투자자가 스타트업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과연 이 스타트업이 투자 수익을 만들 수 있을까?’이고, IR 덱은 이 질문에 답하는 자료입니다.

투자자는 IR 덱에서 “우리 회사는 투자 유치 후 1년 뒤에 2억 원의 매출을 낼 수 있고(매출 목표), 이 매출은 이러이러한 가격 정책과 타겟 시장을 가지고 전체 시장의 00%를 점유하여 N명에게 제품을 판매할 때 달성할 매출이에요(프라이싱과 시장). 

이 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이렇기 때문에 우리의 기업 가치(밸류에이션)는 얼마 수준으로 오를 겁니다(수익성과 기업 가치)”와 같은 예상 지표를 확인하고 싶어해요. 이런 이야기 없이 “우리 서비스는 이래서 이렇게 뛰어나요.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할 거예요”라는 내용만으로는 투자 결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투자자는 보통 스타트업이 계획만으로 만든 예상 지표와 그 근거를 보고 투자 결정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해당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어디까지 성장할 것이며, 그 기준은 무엇인지 이유를 찾고 싶어해요.

따라서 IR 덱에서 후속 투자 유치 라운드를 여는 시점(런웨이 확인)과 그 시기에 스타트업이 달성할 매출 등의 주요 성과 지표, 기대되는 기업 가치 성장률을 보여줄 수 있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검토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IR 덱일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IR 덱의 역할은 숫자로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숫자에 대한 근거는 구체적일수록 좋아요. 이를 위해 추정손익계산 등을 IR 덱에 반드시 포함하여 전달하기도 하죠. 여기서 비즈니스캔버스의 솔루션 파운더스의 유용성이 있기도 합니다. 파운더스는 재무 혹은 회계를 배운 적이 없는 대표님도 추정손익계산서, 예상 사업 성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권장하고 싶은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본격적인 투자 미팅에 사용하는 정식 버전의 IR 덱 말고, 공유용의 IR 덱 요약본도 작성하시길 추천해요. 

2-2. 메일 첨부용 IR 덱(IR Deck) 요약본

  • 보는 사람: 투자사 심사역 등 투자 검토자
  • IR 덱 요악본으로 확인하고 싶은 내용: “이 회사가 투자 가능성을 가지고 미팅을 할 만한 기업일까?”

IR Deck 요약본은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심사역을 만나고 싶거나 심사역이 미팅 전에 미리 회사와 사업성(투자 가치)을 알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요약용 IR Deck은 메일에 첨부하거나 링크 등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정식 IR Deck보다 가볍고, 핵심 사업 내용이나 세부적인 예상 수치들이 빠진, 보안 상 문제가 없어야 할 자료예요. 

2-3. IR 행사에서의 발표용 피치 덱(Pitch Deck)

  • 보는 사람: 투자자 심사역 혹은 일반 청중
  • 피치 덱으로 알고 싶은 것: “이 회사가 투자 가능성을 가지고 미팅을 할 만한 기업일까?”

강록: 다음으로는 피치 덱인데요. IR 발표(피칭)는 보통 발표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발표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정해진 시간 안에 투자자가 우리를 검토하고 싶게끔 느끼게 하는 거죠. 따라서 단 시간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면 오히려 메세지 집중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피치 덱은 IR Deck에 비해서 집중도를 높이고 전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키워드와 숫자 중심이어야 해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PPT 1장 당 30초 전후로 핵심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내용과 분량으로 준비하면 좋습니다. 발표가 5분이라면 PPT 10장, 10분이면 20장, 15분이면 30장 정도가 적절하겠죠?

강록: 맞아요. 투자 혹한기라고 하고 투자 유치 난이도도 전에 비해 훨씬 높아진 시기이니, 그 만큼 IR도 훨씬 구체적이고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IR 자료를 하나 만들어서 여기저기 돌려쓰면 안 됩니다. 각 자료의 차이를 이해하고 목적에 따라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2-4. 사업계획안

  • 보는 사람: 내부 주요 임직원, 지원사업 심사자, 투자자(심사역)
  • 사업계획안으로 전하고 싶은 내용: “우리 회사는 특정 기간, 무엇을 목표로, 어떤 방법을 써서 어떤 지표를 달성해야할까?”

강록: 사업계획안은 경우에 따라 투자자도 보긴 하지만, 보통 내부 주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료에요. 사업계획안에는 보통 3년 정도의 경영 전략을 기반으로 1년 동안의 사업 계획과 목표를 작성해요.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써서 주요 지표를 달성할 것인지 임직원에게 공유합니다.

사업계획안은 파이낸셜 모델링과 교집합이 가장 큰 자료예요. 또한 경우에 따라 지원사업 제출용 혹은 심사역에게 분기, 반기 등 주기적으로 공유하는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2-5. 서비스 소개서

  • 보는 사람: 잠재 고객
  • 서비스 소개서로 전하고 싶은 내용: “이 회사의 어떤 서비스를 사용하면 내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일까?”

서비스 소개서 혹은 회사소개서는 PR부터 홍보, 마케팅, 세일즈 등 가장 범용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자료예요. 기업 고객 혹은 다른 회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협업을 진행할 때 미리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놓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자료죠.

강록: 다들 잘 아시겠지만 우리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면 당!연!히! 계속 해나갈 예정입니다. IR 행사 운영 방식도 좀 더 스타트업의 투자 단계나 성장 지표에 맞게 세분화해서 해보려고 하고 있구요.

나아가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맞춤형 교육, 네트워킹, 컨설팅 등의 프로그램도 정례화 해서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해 궁극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에 꼭 필요한 활동은 비즈니스캔버스가 정말 잘 하고 진심으로 열심히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파운더스와 함께 IR 발표를 준비해 봐요!

강록님께서는 IR 발표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세 가지로 (1) 투자 유치는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 (2) IR 덱, 피치 덱, 사업계획안, 서비스 소개서는 다 달라야 한다는 점 (3) IR 발표에 사용되는 피치 덱은 집중도와 메세지 전달력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하는 점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비즈니스캔버스 김우진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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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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