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스타트업은 0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누적된 데이터가 없습니다. 따라서 파이낸셜 모델링, 추정 재무제표, 파이낸셜 프로젝션이라고도 불리는 ‘재무 시나리오’를 만드는 일이 참 막막하게 느껴지는데요.
0에서부터 재무 시나리오를 만들다 보면, “계획한다고 정말 이대로 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특히 구체적인 모델링을 만드는 건 머리가 깨질 만큼 아픈 일이기 때문에 “어차피 달라질 거라면, 정말 계획을 만드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죠.
계획을 100% 똑같이 실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우리의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실과 계획 사이의 간극을 줄이면서, 의미 있는 재무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을까요? 베스트(Best), 베이스(Base), 워스트(Worst) 세 가지 재무 시나리오로 목표를 관리하고 달성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 1. 탑 다운 방식으로 목표 쪼개기
- 2. 바텀 업 방식으로 현실 가능한 목표 계산하기
- 3. 베스트, 베이스, 워스트 재무 시나리오 만들기
- 4. 시나리오별로 마케팅, 세일즈, 고객관리 팀의 리소스를 분배하기
- 5. 시나리오를 공유하고 함께 몰입하기
1. 탑 다운 방식으로 목표 쪼개기
1년짜리 재무 시나리오를 만든다고 가정해 볼게요. 먼저 1년 동안 달성할 가장 큰 목표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매출이 그 목표가 될 수 있어요. 구독 기업이라면 ARR을 목표로 설정해도 좋아요. 목표를 설정했다면 탑 다운(Top-down) 방식으로 큰 목표를 월간으로 쪼개 봅니다.
예를 들어 2023년 연말 연간 반복 매출 ARR이 3억이고, 2024년에 달성하고자 하는 ARR이 10억이라면, 1년 동안 3억이 10억이 되기 위해서 매달 찍어야 하는 월간 성장률(MOM growth rate)을 계산해 봅니다. 보통 이때 나오는 성장률은 실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고려되지 않은 비실적인 성장률입니다.
2. 바텀 업 방식으로 현실 가능한 목표 계산하기
다음으로는 바텀 업 방식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봅니다. 평균 수주 전환율, 고객 획득 비용(CAC)를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우리가 한 달에 확보할 수 있는 목표를 작성해 보는 것이죠.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다면 마케팅 액션(웨비나, 퍼포먼스 마케팅, 박람회, 광고 등)를 나열 한 후 각 채널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고객 수를 계산해 볼 수 있어요.
세일즈 미팅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다면 세일즈 미팅 수를 기준으로 한 달에 확보할 수 있는 고객 수를 계산해 볼 수 있어요. 이미 가지고 수치를 기반으로 아래에서 위로 계산하는 방식이에요. 아직 경험이나 데이터가 없다면, 예상 했을 때 실현 가능한 최소한의 수치를 떠올려 보고, 이를 기반으로 목표를 세워 봅니다.
3. 베스트, 베이스, 워스트 재무 시나리오 만들기
(1) 탑 다운 방식으로 거시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월간 성장률을 찾고, (2) 바텀 업 방식으로 실제로 우리가 액션을 통해 달성 가능한 목표를 찾았다면 (3) 베스트, 베이스, 워스트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며 목표와 현실 사이를 메워 줄 다리를 만들 차례입니다.
- 베스트 시나리오: ‘WOW!’ 할 만한 성과로, 탑 다운으로 도출한 목표와 가까운 시나리오
- 베이스 시나리오: 도전적이지만 현실적인 시나리오
- 워스트 시나리오: 가설 검증을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할 마지노선이 되는 시나리오
세 가지 재무 시나리오를 만들 때는 세 시나리오의 기준이 되는 기준 지표, ‘드라이버 지표’가 있으면 좋은데요. 일반적으로 드라이버 지표는 월간 성장률(MoM Growth Rate)이 자주 쓰이지만, 가격, 전환율, 고객 수를 드라이버 지표로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드라이버 지표를 기준으로 우리 팀의 베스트, 베이스, 워스트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세요.
4. 시나리오별로 마케팅, 세일즈, 고객관리 팀의 리소스를 분배하기
세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면, 시나리오에 따라 마케팅, 세일즈의 리소스를 분배할 차례입니다. B2B 비즈니스라면 보통 마케팅과 세일즈의 액션을 퍼널로 관리하는데요.
따라서 실제 우리 비즈니스의 마케팅/세일즈 퍼널이 재무 시나리오에 구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우리 팀의 액션이 재무 시나리오에 잘 반영되어 있을수록, 재무 시나리오가 투자 유치를 위한 형식적인 자료가 아니라 우리 팀이 매일 확인하는 ‘지도’로 기능할 수 있어요.
- 마케팅 퍼널 예시: Lead(잠재 고객) -MQL(마케팅 리드)-SAL(예비 세일즈 리드)
- 세일즈 퍼널 예시: SAL(예비 세일즈 리드) – SQL(세일즈 리드)-Opti(최적의 리드)-Nego(협상)-Closing(구매)
- CX(고객 관리)팀의 역할: Closing(계약) – Retention(계약 유지)
5. 시나리오를 공유하고 함께 몰입하기
베스트, 베이스, 워스트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면 팀원들에게 각 시나리오를 공유해야 합니다. 재무 시나리오는 회사 전사 차원의 로드맵인데요. 시나리오에는 각 조직원이 모여 전사 차원에서 어떤 목표를 달성할지가 나와 있기 때문에, 실무자 입장에서 나무가 아닌 숲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팀이 함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목표에 몰입하면, 달성했을 때의 행복과 성취감도 몇 배로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소통과 동기부여도 편해집니다. “🙋♀️ 이번 달에 이런 이슈가 있지만, 베이스 시나리오만큼은 반드시 달성해 봐요!”, “🙋♂️ 이번 달은 조금만 더 하면 베스트 시나리오 찍을 수 있겠는데요?”와 같이 이미 공유된 목표를 바탕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목표는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목표’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때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거나, ‘왠지 될 것 같은데?’라는 막연한 마음으로 기준 없이 선언적 목표를 세우고 ‘제발..!’하고 기도하기도 하는데요. 근거 없이 목표를 세우거나 목표를 측정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달성하지 못했을 때 절망하거나 핑계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러한 행동은 개인보다 조직 차원에서 훨씬 큰 리스크를 가져다 줍니다.
관리되지 않는 목표는 위기가 왔을 때 대응 방안을 제시해 줄 수 없습니다. 코로나처럼 예상치 못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려면, 평소에 목표를 세우고,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측정하고 있었다면 위기 상황에서 목표를 어떻게 조정하고 이에 맞추어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지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의 올해 목표는 얼마인가요?
2024년, 여러분의 목표는 얼마인가요? 어떻게 그 목표를 설정했나요?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이러한 근거로’ 목표를 세웠다’고 말할 수 있나요? 목표에 근거와 기간이 들어가면 목표는 바람이 아니라 과정이 됩니다. 파운더스는 스타트업의 과정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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