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했어?” “그러면 부자 되는 거야?” 취업이 어려워지고 ‘수저론’이 나오며 이제는 개천에서 용 나는 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때. 돈도 인맥도 없어도 시작할 수 있는 ‘스타트업’은 개천에서 용이 아니라 유니콘이 나오는 것만큼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2022년 말, 2023년 초부터 한국 스타트업 시장이 위기라는 이야기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나온 이후로 계속 성장하기만 했던 스타트업 시장이 처음으로 움츠러드는 기세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캔버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지 막 3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스타트업 씬을 동경하고 사랑했는데요. 잘나가는 경영 컨설턴트를 포기하고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들며 깨지고 구르며 배웠습니다.
예비 창업자분들은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면 하는 마음에 창업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 스타트업 시장의 역사와 원리’ 그리고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 찾아온 겨울이 창업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저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순서
- ‘스타트업 시장’의 태동과 정부 지원
-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유니콘 스타트업
-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린 딥테크 스타트업
- 마무리된 첫 번째 스타트업 사이클
-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키운 ‘큰 손’은 무엇을 배웠는가
‘스타트업 시장’의 태동과 정부 지원
2000년대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이전에는 벤처로 불렸어요. 그런데 이 벤처가 2010년 초반 ‘스타트업’으로 리브랜딩을 합니다. 그리고 엑셀레이터(AC)가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서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한국 최초의 액셀러레이터는 2010년 만들어져 지금까지 활동하는 ‘프라이머‘에요. 1세대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알려지며,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우리에게 익숙해졌습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AC)란?
AC라고 불리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란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안된 초기 투자 프로그램 이름입니다. ‘액설러레이터’라는 단어처럼 스타트업의 성장을 빠르게 돕기 위해 일반적으로 액설러레이터는 멘토링, 투자 기회 연결, 공유 오피스 제공, 비즈니스 모델 컨설팅 등의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일반적으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3~6개월 동안 진행돼요. 한국에서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로는 프리미어파트너스, 매쉬업엔젤스, 블루포인트 등이 있어요.
특히 정부의 지원이 한국 스타트업 시장 성장에 결정적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 같은 국가를 표방해서 팁스, 모태펀드에 공격적으로 예산을 쏟으며 내수 시장만으로 스타트업이 자생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스타트업 시장을 크게 키웠습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시장에 돈이 돌고,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만의 ‘모태펀드’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한국 모태펀드란?
한국 모태펀드란 2005년에 결성되어 운영되는 정부 출자 자금이에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운영되는 모태펀드의 투자 의사 결정은 전문기관인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요.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유니콘 스타트업
스타트업 시장에 자본이 공급되던 2010년대는 스마트폰 혁명이 발생한 때이기도 합니다. 모바일 스마트폰이 만들어 낸 거대한 온라인 세계, 디지털 세계는 경제의 흐름을 뒤바꿔 놓았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이미 거대한 경제를 이루고 있던 산업이 빠르게 온라인 세계로 이동하며, 우리에게 친숙한 유니콘 스타트업이 생겨나기도 했어요. 이러한 흐름은 ‘닷컴 버블‘이라고 불렸습니다.
배달의 민족, 쿠팡, 야놀자, 위메프 모두 오프라인으로 일어났던 배달, 쇼핑, 예약을 온라인 세계로 옮긴 기업입니다. 라이프스타일 어플의 원리는 비전문가도 상상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가진 뛰어난 창업가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유니콘 기업이란?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1조) 이상인 스타트업을 이르는 말이에요.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은 쿠팡, 옐로모바일, 엘엔피코스메틱 등이 있어요. 이전의 기업과 달리 빠른 시간 내에 기업 가치 1조에 달성한 유니콘 스타트업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경제 생태계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밸류에이션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읽어보세요.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유니콘 기업은 대부분 플랫폼 시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은 대표적인 승자독식 ‘Winner Takes All’ 시장인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서 스타트업 시장의 경쟁이 전쟁처럼 과열됐습니다. 쇼핑 플랫폼, 패션 플랫폼 등의 경쟁이 대표적이죠. 누가 더 빠르게 자본을 확보하고, 광고를 더 많이 돌리고, 경쟁사보다 고객을 더 많이 데려오는지가 승패를 결정했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영역 별로 조금씩 승자가 가려지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린 딥테크 스타트업
2010년 후반부터는 과열됐던 플랫폼 경쟁이 사그라들고,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핀테크 스타트업이 떠올랐어요. 인공지능, 빅데이터, GPT를 활용한 스타트업, 다양한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딥테크 스타트업이 대표적입니다.
무슨 ‘툴’ 써? 효율을 높이는 SaaS 스타트업
모바일로 옮겼던 관심이 다시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돌아오기도 했어요. 일상생활에서는 핸드폰을 사용하지만, 일할 때는 여전히 컴퓨터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경제가 성장하며 1인당 GDP와 최저임금이 높아지며 기업들은 똑같이 1명을 고용하더라도 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는데요. 그러면서 업무 환경에 사용할 수 있는 메일툴, 문서툴, 마케팅 툴, 세일즈 툴, 협업툴, HR 솔루션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비즈니스 환경을 겨냥한 ‘B2B SaaS 스타트업’이 성장했습니다. 웹사이트 고객 경험을 혁신한 채널톡, 기업을 위한 채팅 솔루션 센드버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마무리된 첫 번째 스타트업 사이클
이렇게 지난 20년간의 스타트업 시장을 돌아봤을 때, 한국 스타트업 시장은 여러 물결을 타며 성장했어요. 그리고 벤처에서 스타트업으로 리브랜딩 하던 시기는 분명히 시장이 거대한 다음 흐름으로 넘어가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스타트업 시장의 위기’로 불리는 지금이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직전이었던 2000년대 후반과 비슷하게 다음 흐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이득을 보고 있는지 돌아보며, 새롭게 탈 ‘큰 흐름’을 가늠하는 시기입니다. 한 번의 상승과 하강의 사이클이 지나갔고, 나중에는 더 큰 사이클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그런 사이클이 10~15년이었지만, 지금은 더 빨라지고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시장을 키운 ‘큰 손‘은 무엇을 배웠는가
한 번의 사이클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본 것은 스타트업 구성원뿐만이 아닙니다. 스타트업 시장을 통해 수익을 만들고 스타트업 판 자체를 키운 투자자들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투자 시장은 스타트업 사이클을 경험하며 예상보다 수익을 더 벌기도 하고 기대만큼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자들은 지난 10년간 이익을 봤지만, 스타트업 투자가 과열되며 기대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최근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다양한 거시경제 이벤트와 맞물려 현재 시드, Pre-A 스테이지가 아니라 시리즈 B, C와 같은 큰 규모의 투자는 투이전보다 보류되는 상황입니다다. 이걸 몇몇 사람들은 ‘한국 스타트업 시장의 위기’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이야기가 조금 어려워졌는데요. 한국 스타트업의 흐름을 이해했다면 다음으로는 바로 이 부분, ‘투자자가 얻고 잃은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시장을 키웠던 ‘투자자’, 이들은 왜 스타트업에 투자했을까요?
투자자의 비즈니스 모델이 궁금하다면, ‘AC/VC와 같은 초기 투자 기관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파악해 보세요. 여기에 투자 열쇠의 키가 있습니다. 플랫폼 위기론과 함께 떠오른 ‘공헌이익’ 개념이 궁금하다면 플랫폼은 안 된다? 지금 스타트업 시장에서 ‘공헌이익’이 중요한 이유 를 읽어보세요, 요즘 스타트업 시장이 공헌이익에 집착하는 이유를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