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창업패키지 합격법: 얼마나 ‘됐다’와 ‘될 거다’ 두 가지입니다 | 게임PT 홍태욱 대표

프로게이머에서 스타트업 대표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e스포츠 코칭 서비스, 게임PT를 운영 중인 게임프로 홍태욱 대표님입니다. 태욱님은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 생활 후, SI 기업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고 최근에 다시 창업을 통해 e-스포츠 업계로 돌아왔다고 해요. 

인터뷰 중 깜짝 놀란 소식이 있는데요. 수강생으로 구성된 배틀그라운드 게임단 게임PT가 아마추어 팀 최초로 프로 리그와 글로벌 대회에 진출하며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씬에 지각변동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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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S@에 진출한 이프유마인 게임PT ⓒ 게임PT

학생들에게 ‘e스포츠 전문가’부터 ‘프로게이머’를 진로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게임프로 태욱 대표님 스스로는 정부지원사업 ‘모범생’이었다고 하는데요.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합격을 넘어 여러 지원사업에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태욱님의 스타트업 정부지원사업 합격 공략을 공개합니다!

게임 PT 홍태욱 대표님

게임PT의 창업 마일스톤

게임PT 성공사례
게임코칭, 게이머플랫폼, 아카데미

순서

1. 게이머의 피 땀 눈물을 보석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태욱: 안녕하세요, e스포츠계의 메가스터디와 크몽을 만드는 게임PT 홍태욱입니다. 

태욱: 기존의 게임 산업은 ‘게임’ 그 자체에 집중하는데요. ‘게이머’에 집중한 서비스는 없더라고요. 게임을 위한 부가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게이머가 간지러워하는 곳을 긁어주자’라는 마음으로 게임PT를 창업하게 되었어요. 게임PT는 온라인 e스포츠 코칭 서비스와 게이머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어요. 

태욱: 크게 두가지인데요. 게이머가 되는 것과 프로게이머 그 이후에요. 첫째로, 게이머의 영역도 전문직의 영역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해요. 그런데 게임 코칭 서비스를 대중에게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아요. 티원 아카데미, DRX 아카데미 등 프로 게임단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지만, 소수의 선발제이죠. 그러다보니 ‘언젠간 되겠지’라는 막막한 마음으로 프로게이머 데뷔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게임PT는 이러한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을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게임PT는 학생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고민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님께 “이 친구는 프로게이머가 되기 어렵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씀 드리기도 합니다.

게임 PT 홍태욱 대표님

태욱: 맞아요. 게임PT의 프로그램과 프로게이머 출신 강사진께서 학생의 뇌지컬과 피지컬에 관해 진단을 내려주시는데요. 이 내용을 바탕으로 말씀을 드리죠. 대신 게임과 연관된 다른 진로로 확장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해요.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더라도, 코치 등 다양한 직무가 있어요. 혹은 동서울대학교, 두원공과대학교 등 게임 학과로 진학을 도와주기도 하죠. 실제로 ‘진학반’도 운영하고 있고요. 자랑 하나 하자면, 작년에 대학교 진학반 학생들이 모두 게임 학과에 합격했어요. 

태욱: 바로 프로게이머의 수명이 매우 짧다는 거예요. 롤 게임에서 페이커(이상혁) 선수는 최연소인 동시에 최고령 월즈 우승자에요. 하지만 매우 예외적인 경우죠. 보통 프로게이머 선수 생활은 20대 초반에 끝나요. 저도 그랬고요. 

태욱: 맞아요. 저는 배틀그라운드 선수 생활을 했고, 그 전에는 블랙스쿼드와 오버워치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했어요. 대부분의 프로게이머가 선수 생활을 시작하고 1~3년이 지나면 프로게이머에서 내려와요. 그러면 편의점 같이 게임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게 되죠. 피 땀 눈물을 흘리며 만든 경험인데 이를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해요. 

그래서 프로게이머들이 게이머 생활 이후에도 코칭 멘토로 활동할 수 있게 하며 양쪽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PT를 기획했어요. 현재는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리그오브레전드 세 가지 게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임 PT 홍태욱 대표님

2. 일단 예비창업패키지부터 시작했어요.

태욱: 자금이죠. 프로게이머 생활을 마치고, 스타트업과 비영리법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기획, 디자인, 고객관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어요. 그 이후 제품 기획 및 제작 능력을 활용해 SI 기업을 운영했었죠. 그런데도 자본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법인 설립 전 스타트업 정부지원사업, ‘예비창업패키지’부터 도전했어요.

태욱: 맞아요. 예창패, 초창패, 캠퍼스타운 등 스타트업 정부지원사업마다 조건이 다 다른데요. 게임프로는 모든 주요 정부지원사업과 함께 성장했어요. 예창패(예비창업패키지), 초창패(초기창업패키지)와 같은 정부지원사업은 창업을 마음먹은 누구나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합격하지 않더라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업을 구체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사업은 가장 기본적이고 리스크가 적은 자금 확보 방법이거든요.

게임 PT 홍태욱 대표님

3.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이만큼 됐다 그리고 될 거다.

태욱: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이만큼 됐다. 그리고 이만큼 될 거다. ‘어떻게’는 가장 마지막 이야기예요. 

태욱: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를 지원하는 많은 대표님들이 서류에서 ‘어떻게’를 구구절절 서술하세요. 무엇을 어떻게 해서, 고객에게 어떤 밸류를 주고 또 이게 사회적으로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서술하죠. 

하지만 우리의 첫 목표는 바로 서류 통과에요. 그리고 이 서류를 보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우리 산업의 전문가도 아니고, 사업계획서의 내용을 찬찬히 읽고 이해할 만큼 여유롭지 않아요. 그래서 일단 핵심이 한눈에 보여야 해요. 그리고 한 눈에 보이게 하려면 글이 아니라 숫자여야 해요. 

그리고 숫자는 두 가지입니다. 얼마나 됐는지, 그리고 얼마나 될 건지이죠. 예비창업패키지도 예전과는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계획만 있어도 됐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결과가가 필요해요. 스모킹 테스트, 페이크도어 테스트 등으로 만든 실제 숫자가 필요한 것이죠.

태욱: 게임PT는 이렇게 보여줬어요. 프로게이머가 말하는 게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차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을 작성했어요. 그리고 이 블로그를 네이버 카페와 커뮤니티에 뿌렸어요. 그러니까 조회수가 12만건 나왔어요. 이중 40명이 블로그 안의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문의했어요. 이중 4건의 결제가 발생했어요. 홈페이지도 없었는데 유료 결제가 발생한 것이죠. 

태욱: 맞아요. 여기서 조회수 12만건, 카카오톡 채널 문의 40건, 결제 4건이 바로 ‘얼마나 됐다’에요. 예창패도 이제는 합격하려면 ‘어떻게’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물질 증거가 필요해요. 정말 간단한 방법이라도 핵심 기능을 검증한 숫자 결과가 필요해요. 

태욱: 예창패/초창패의 목적은 VC/AC와 미세하게 달라요. VC/AC는 장기적인 투자 수익을 바라지만, 예창패/초창패는 우리의 지분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정말 ‘지원금’이잖아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엄청난 밸류에이션 차익을 설득할 필요는 없어요. 대신, 소박하더라도 우리가 지원금을 통해서 달성할 것들을 구체적으로 말해야 해요. ‘얼마나 됐다’와 맥락은 같은데, 결과가 아니라 계획인 것이죠. 

예를 들어, 게임PT 서비스는 ‘전 프로게이머 N명 영입’을 통한 ‘온라인 게임 강좌 N개, 수강생 N명, 그리고 매출 N원 달성’이 바로 ‘얼마다 될 거다’에 대한 정보인 것이죠. 일단 이 두 가지를 저희의 서류를 보는 사람에게 한눈에 보여줘야 해요. 디자이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서류의 가시성이 합격에 진짜로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파운더스의 매출 프로젝션을 IR과 사업계획서에 스크린샷으로 넣는 이유예요. 엑셀을 잘 만들더라도, 시각화는 또 다른 이야기인데 이 부분을 파운더스가 확실히 해결해줘요.

4. 파운더스를 스크린샷으로 찍어서 넣었어요.

태욱: 맞아요. 저는 파이낸셜 지식이 거의 없는데요. 그런 제가 엑셀로 파이낸셜 모델링을 만든다고 한다면, 최소 10시간 이상이 걸릴 거예요. 그런데 파운더스에서는 30분이면 파이낸셜 모델링을 만들 수 있어요. 심지어 그냥 숫자가 아니라 근거가 있어요.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엑셀에도 수식이 있지만, 끼워맞추기인 경우가 많잖아요. 

파운더스로 만든 매출 프로젝션
파운더스로 제작한 가상의 제품별 매출 프로젝션 예시

저는 파운더스를 이용해 현재 매출과 비용 그리고 앞으로 예상되는 매출과 비용을 바텀업으로 계획해 봐요. 성장률의 근거는 저희의 과거 데이터죠. 그리고 이걸 현재 지원하고 있는 스타트업 정부지원사업과 IR 자료에 포함하고 있어요. 

태욱: 매출과 비용 그리고 인건비가 미치는 영향입니다. 게임프로는 현재 기업을 확장하는 단계인데요.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인건비가 런웨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비용이에요. 그런데 채용으로 인해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이런 부분을 파운더스로 미리 플래닝하고 있어요. 파운더스로 프로젝션을 돌려 보면, 언제 추가 투자 유치 라운드를 돌려야 하는지도 나오죠. 

파운더스로 만든 인건비 프로젝션
파운더스로 만든 가상의 인건비 프로젝션 예시

5. ‘어떻게’에 대한 근거도 숫자로 표현했어요.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사업계획서도 마찬가지에요. ‘얼마나 됐다’ 그리고 ‘얼마나 될 거다’로 일단 시선을 끌었다면, 그 다음으로 ‘어떻게’를 보여줘야 하는데요. ‘어떻게’에서도 절대 숫자가 빠지면 안 돼요. 매출이 10억이고, 영업이익이 4억인 근거를 하나하나 보여줘야 하죠. 매출은 한 번에 달성되는 게 아니라 월 단위로 누적되는데요. 파운더스에서는 월간 성장률과 근거를 기반으로 파이낸셜 모델링을 만들어줘요. 

파이낸셜 모델링과 함께 서비스의 콘셉트와 방향성을 전달해야 ‘선정’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파이낸셜 모델링은 예비창업패키지보다 초기창업패키지에서 더 중요해요. 예비창업패키지는 아직 수익화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수익화 할 거야’하는 느낌이라면, 초기창업패키지는 이미 수익화했고, ‘이렇게 더 키울 거야’를 보여줘야 하거든요. 

단순 매출의 크기가 초기창업패키지의 합격 여부를 가르는 것 같지는 않아요. 매출이 10억 이상이어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요, 게임PT는 당시 매출이 5,000만원이었는데 합격했어요. 사실 매출 말고도 아까 말씀드린 ‘얼마나 됐다’ 혹은 ‘얼마나 될 거다’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 요소가 다양해요. MOU 체결, 사용자 확보 등 다양한 마일스톤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게임 PT 홍태욱 대표님

6. 우수기업 선정 비결은 연계 프로그램이에요.

태욱: 주관 기관의 연계 프로그램에 항상 참여했어요. 예창패, 초창패는 선정 이후 선정 기업을 대상으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누군가에게는 귀찮은 일일수도 있지만 저는 한 달에 하루 이틀을 빼서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실제로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사업에 도움 되는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주관 기관과 친해지게 되는 계기가 됐었죠.

재밌는 건요, 제가 지원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금액이 연계 프로그램에서 받은 물질적, 비물질적 혜택과 맞먹는다는 거예요. 지원금뿐만 아니라 연계 프로그램도 탄탄한 스타트업 정부지원사업 지원금은 투자 유치 계획과 상관없이 스타트업이라면 반드시 꼭 도전해야 하는 절차 같아요.

파운더스 정부지원사업
파운더스를 사용한 가상의 정부지원사업 사업비 편성 예시

태욱: 당연하죠. 정부 지원 사업이 없었다면, 성장이 지금보다 굉장히 늦어졌을 것 같아요.

태욱: 한 가지만요? 10가지는 안 될까요?

태욱: 그럼 줄여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해외 시장 진출입니다. 현재 사우디에서 게임 산업에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어요. 작년에 사우디를 기점으로 글로벌 진출을 노려봤으나 아쉽게도 한계를 맛보고 기회를 놓쳤지만, 사우디를 비롯해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 하나입니다. 두 번째는 저희 배틀그라운드 게임PT 팀에 스폰서가 생기면 좋겠어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전세계 5천 만명에게 기업을 알릴 기회입니다. 

태욱: 긍정적인 검토 부탁드립니다. (웃음) 마지막은 다음 투자 라운드 마무리입니다. 현재 Pre-A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인데요. 이를 위해 플랫폼 그리고 아카데미 매출을 파운더스로 계획하고 트래킹하고 있어요. 

태욱: 제가 실제로 제 예창패 멘토이자 저희 투자사이신 나눔엔젤스 이동건 상무님과 함께 예비창업자 대상 교육 ‘캠피엘‘을 진행하고 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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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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