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안 된다? 지금 시장에서 ‘공헌이익’이 중요한 이유

“혹시 공헌이익률 얼마나 나와요?”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공헌이익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사회적 기업도 아니고 공헌이익? 공헌이익은 무엇이며 도대체 왜 중요해졌을까요?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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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위기론, 지금 플랫폼은 어렵다?

‘공헌이익률’을 봐야 한다는 흐름은 최근 ‘플랫폼은 돈을 벌기 어렵다‘라는 말과 함께 나왔습니다. 고객 한 명을 유치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인 CAC(고객 획득 비용)가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치솟으며, 디지털 마케팅에 의존하는 플랫폼의 공헌이익률이 나빠졌기 때문이죠. 플랫폼 간 고객을 빠르게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적자를 감수하는 치킨 게임이 가속화되며 공헌이익률이 마이너스가 되고,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랫폼은 초반에 돈을 벌기 어렵다’, ‘플랫폼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등장하고, 플랫폼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 밸류에이션이 이전보다 낮아졌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플랫폼 유니콘 기업인 쿠팡, 마켓컬리, 야놀자, 당근마켓과 같은 플랫폼 모델로는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투자를 유치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플랫폼이라서’ 투자 유치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헌이익률이 낮아서‘에 가깝습니다. 거시 경제적으로 시장 상황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헌이익률이 낮아서 BEP 달성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거나, 초반에 많은 변동비를 감수해야 해야 하는 비즈니스에 투자자들이 대범하게 투자금을 배팅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도대체 공헌이익이란 무엇일까요? 왜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공헌이익이 낮은 걸까요? 답은 고정비와 변동비에 있습니다.

낮은 고정비, 높은 변동비?

한국 창업의 역사 아티클에서 2000년대의 창업이 닷컴 중심이었다면, 2010년 대의 창업은 어플을 필두로 플랫폼 분야에서 많은 유니콘 스타트업이 생겨났어요.

그러면서 기업 가치 평가 배수(밸류에이션 배수)가 ’10배’까지 오르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플랫폼 혹은 웹 서비스 스타트업은 이렇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가지 이유는 다른 제조업에 비해 원가, 구체적으로는 고정비가 매우 낮았다는 것이에요.

특히 소프트웨어 혹은 어플 스타트업은 “지금은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고 있지만, 이 비용은 고정비가 아니라 변동비이기 때문에 변동비를 안 쓰기만 하면 바로 현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구독 모델이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어요. 그런데 과연 어플 혹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비용이 정말 적을까요?

어플,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우 다른 전통적인 제조업보다 고정비는 적지만, 마케팅, 세일즈, 고객 관리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사용됩니다. 그래서 기존의 관리회계로만 이런 스타트업의 수익성을 진단하기에는 한계가 생겼어요. 고정비보다 ‘변동비’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졌죠. 이러한 ‘변동비’를 반영한 지표가 바로 공헌이익입니다.

스타트업 공헌이익 계산법

공헌이익은 바로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값입니다. 다른 말로는 고정비와 영업이익을 합한 값입니다.

변동비 & 고정비 | Variable Costs & Fixed Costs
변동비: 매출과 비례해서 증가하는 비용, 매출 대비 %로 예산을 설정할 수 있는 비용
고정비: 특정한 금액으로 예산이 설정되는 비용, 갑자기 매출이 증가/감소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비용

매출 = 비용 + 영업 이익
매출 = 변동비 + 고정비 + 영업이익

공헌이익 = 매출 – 변동비
공헌이익 = 변동비 + 고정비 + 영업이익 – 변동비
공헌이익 = 고정비 + 영업이익

공헌이익률 = 공헌이익 / (매출)
공헌이익률 = (매출 – 변동비) / (매출)

전통적인 재무 회계 지표가 아닌 공헌이익 지표는 유닛 이코노믹스를 기준으로 한 회계 혹은 관리 회계에서 중요한 지표로 떠오르고 있어요.

스타트업 공헌이익 계산 예시

예를 들어 제품이 10만원이고 제품 하나당 변동비가 만원, 고정비가 200만원이라고 가정해 볼게요.

이 경우에 이번 달에 10만원짜리 상품을 100개 판매했다면, 매출은 1,000만원이고 변동비는 100만원입니다. 이때 우리 회사의 공헌이익은 아래 계산식에 의해 900만원이고, 공헌비율은 90%에요.

매출: 10만원*100개 = 1,000만원
고정비: 200만원

매출 = 변동비 + 고정비 + 영업이익
1,000만원 = 100만원 + 200만원 + 700만원
영업이익: 700만원

공헌이익 = 매출 – 변동비
공헌이익 = 1,000만원 – 100만원 = 900만원

공헌이익률 = 공헌이익 / 매출
공헌이익률 = 900/1,000 = 90%

영업이익률 = 영업이익 / 매출
영업이익율 = 700/1,000 = 70%

변동비율 = 변동비 / 매출
변동비율 = 100/1,000 = 10%

즉 이 예시에서 공헌이익률은 90%지만, 영업이익률은 70%인 것이죠.

공헌이익, 변동비 구분이 관건

다시 말해, 공헌이익은 변동비 지출이 스타트업의 성장성에 중요해지며 떠오른 개념이에요. 따라서 공헌이익 계산에는 변동비/고정비 구분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을 변동비로 볼 것인지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손익계산서에 나오는 비용계정 과목을 어떤 과목은 변동비이고 어떤 과목은 고정비라고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비용이라도 매출형태, 생산구조 등에 따라 어떤 회사에서는 해당 비용이 변동비가 될 수도 있고 어떤 회사는 고정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변동비와 고정비를 나눌 수 있는 기준이 궁금하다면 변동비 & 고정비 | Variable Costs & Fixed Costs 위키를 확인해 보세요!

손익분기점(BEP)도 변동비와 고정비를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공헌이익과 BEP를 비교해 볼 수도 있어요.

공헌이익률이 낮다면 어떻게 될까?

공헌이익률이 굉장히 높은 사례를 다루어 봤는데요. 만약 공헌이익율이 5% 미만으로 매우 낮다면 혹은 마이너스라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리 매출이 커져도 이에 비례해 변동비도 커지기 때문에, 흑자 전환(BEP 달성)이 굉장히 어렵게 되겠죠.

일반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면,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원가율이 떨어지고 영업이익률과 공헌이익률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공헌이익률이 낮은 비즈니스 모델라면 매출이 늘어나더라도 변동비와 준고정비가 이에 비례해서 커지겠죠. 그렇다면 매출이 커지더라도 BEP 달성과 순이익 창출이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매출이 커졌는데 회사의 수익성이 좋아지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려면 미리 회사의 재무 프로젝션을 돌려보면서, 매출이 커질수록 비용이 항목 별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전에 체계적으로 모델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에서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PG사 수수료, CS SaaS 이용 수수료와 같이 판매량과 비례해 증가하는 비용은 미리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아요.

파운더스 김우진 대표

지금까지 공헌이익이 중요해진 배경을 살펴보며 공헌이익률이 낮은 비즈니스는 이전에 비해 투자를 받기 어려워진 상황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시장이 좋을 때는 아이디어가 좋다면 다음 라운드의 투자가 이뤄지리라 기대했지만, 시장이 어려워지며 초기 투자자들이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특히 기술 창업 지원 제도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플랫폼 스타트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 투자 유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건비 감축을 단행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수익 창출의 압력이 어려운 상황은 반대로, 이 시기에 생존하는 스타트업은 초기부터 수익을 내는 튼튼한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거시경제적 상황과 공헌이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여 미리 비용 속도 조절 및 성장 전략을 수립해 보세요. 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공헌이익 기반 파이낸셜 모델링에서 고려해야 할 점

  • 우리 회사에서는 어떤 현금 흐름이 발생할까요?
  • 무엇이 고정비이고 무엇이 변동비일까요?
  • 어떤 스테이지에 얼마 만큼의 고정비를 사용할까요?
  • 우리는 어느 시점에 공헌이익을 낼까요?
  • 우리는 어느 시점에 BEP(손익분기점)을 달성할까요?
  • 공헌이익을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되는 변동비는 무엇이 있을까요?

핵심은 비용과 매출이에요.

다이어트를 잘 하려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됩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용 대비 매출의 효율이 좋으면 됩니다. 원리는 쉽지만, 실제 경영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파운더스 운영 비용(OPEX)매출원가(COGS) 카테고리에서는 비용을 넣을 때 ‘비용을 계산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이 필수인데요. 이 질문에 답변하기만 하면 매출 및 고객 유입 변화에 따라 우리 회사의 비용 변화가 자동으로 계산됩니다. 대표님들이 미래를 그리는 동안, 파운더스는 여러분의 곳간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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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캔버스 CEO 김우진님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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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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